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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곡을 배울까 - 선곡의 중요성

Writer's picture: Minsu Dylan KimMinsu Dylan Kim

저는 25년 이상 레슨을 해왔고, 10세부터 77세 학생분까지 지도를 해왔습니다.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 러시아인, 일본인, 베트남인 등 많은 국적과 인종을 대상으로 레슨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레슨한 곡이 대략 천여곡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 곡들을 단순히 가르치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저만의 데이타베이스 화 해놓았습니다.

연령별, 악기(통기타/일렉기타), 국적별, 실력별, 곡들로 정리하여,

예를 들어,

  • 10대 + 교포 한국 학생 + 전자 기타 + 중급실력 학생이 배워야 할 곡

  • 40대 + 가요 선호 + 통기타 + 초보 학생이 배워야 할 곡

이런식으로, 학생의 연령, 수준, 악기, 선호 음악 등을 매우 세심하게 고려하여, 곡을 선곡 한 후, 레슨을 진행합니다.

연령을 고려하는 것은, 본인이 아는 곡, 좋아하는 곡을 배워야 흥미가 더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아주 중요한 고려 요소가 들어가는데,

그것은 바로, 학생 개개인마다 다른 강점/약점을 보완하는 작업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왼손/오른손 중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손과 취약한 손이 있습니다.

리듬, 이론, 코드, 스케일 중에 취약한 부분이 누구나 있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 장기 플랜 : 앞으로 6개월~1년간 학생이 배워야 할 내용들을 쭉 정리하여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들고, 학생의 실력 향상 목표를 설정하고,

  • 단기 플랜 : 앞으로 2-3개월 내에 마스터할 주법/리듬/코드/스케일 등을 선정하여, 레슨의 윤곽을 잡고,

  • 금주의 플랜 : 오늘 레슨에서는 무슨 곡을 어떤 주법으로 연주하면서 레슨 목표를 달성할지

를 매우 세심하게 계획을 세웁니다.


오른손이 좋지만, 왼손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왼손 위주의 곡들을 더 선곡하고,

박자감이 좋지만, 이론 지식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이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곡들을 선곡하고,

기타를 세게는 잘 연주하지만, 조용하고 부드럽게 연주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조용한 터치가 필요한 곡들을 선곡합니다.

강사의 선곡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어쩌면, 레슨의 절반이상은, 무슨 곡을 배우느냐가 차지합니다.


저와 마주 않아 레슨하는 시간은 정확히 55분입니다만, 수업 전날과 당일, 이러한 수업 준비를 위해 저는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수업 24시간 전 갑자기 캔슬 할 경우, 환불이나 조정이 불가능한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티칭 방법 연구하고 수업 내용을 개발하는데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장기/중기/단기 큰 플랜을 갖고 레슨을 진행하면서,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레슨에서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선생님, 오늘 이 곡 가르쳐주세요’ 입니다.

즉, 학생이 선곡을 하는 경우입니다.


공부하는 학생으로 비유하면, 선생님이 학생의 강점/약점과 앞으로의 목표/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재를 선정, 수업을 하는데, 학생이 '그 책 말고 이 책으로 가르쳐 주세요.' 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물론 이 세상 어떤 곡이든, 가르쳐 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 위에 제가 말씀 드린 학생의 장점/약점을 보완하고, 기초를 닦고, 음악을 배우는 여정은 잠시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곡을 연주하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작업으로 레슨의 모든 목표는 전환됩니다.


그 곡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Finger picking 이 필요하고, Diatonic chord의 기본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Major scale의 자연스러운 구사가 필요한데,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그 곡의 그 음을 치기 위한 기술 반복 트레이닝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그 곡을 칠 수는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요구는 레슨 1년차 미만의 학생 분들께서 더 많이 하시게 되는데, 더 빨리 내가 치고 싶었던 곡을 쳐보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한 의욕과 열정이 앞으로 기타를 연주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실 것은,

더하기, 곱하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숙달하여, 12X12 를 배우면, 13X13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12X12의 답을 알고 싶어요’ 라고 해서 ‘144 입니다. 외우세요’ 라고 하면,

13X13은 절대 알 수 없게 됩니다.


오히려 2-3년차 중급 정도가 되고, 코드, 스케일, 리듬 및 기타의 기본적인 주법이 가능한 이상 수준이 되는 분들은 저의 레슨에 대한 신뢰가 있으시기 때문에, 제가 어떤 곡을 선곡해서 배울지를 더 기다리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강사가 그 곡을 선곡하고, 내가 그 곡을 배워야 하는 것은 분명히 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분들이지요.

이 과정에서 몰랐던 좋은 곡과 음악을 배우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 정도 수준이 되면, 제가 여쭤봅니다.

‘자, 이제 해보고 싶은 곡이 있으세요? 하고 싶은 곡들 전부다 저에게 보내보세요. 그 중에 배울만한 곡을 제가 선정해서 같이 한번 해보겠습니다.’ 라고 말이죠.


가끔 레슨 문의 전화 주시는 분들 중에, ‘당장 이곡을 배우고 싶은데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또는 ‘2-3개월 열심히 배워서 교회에서 기타치고 싶어요’ 라고 하시는 분들은 제가 정중히 레슨을 거절드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12X12=144를 외우세요. 라고 가르쳐 드리는 강사가 아닙니다.

음악을 이해하고, 느끼고, 이 세상의 모든 음악을 연주하고 즐기며 살아가실 수 있도록 지도해드리는 음악 강사입니다.


원리를 이해하고, 천천히 기타의 모든 주법들을 배워 나아가기 시작하면, 내가 원하는 그 어떤 곡도 그 자리에서 악보를 보고 바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악보가 없어도 내가 악보를 만들어서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내가 그러한 곡을 직접 작곡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모르고 악보에 나오는 코드 모양데로 손을 눌러 가면서 당장의 그 곡을 연주하면, 그 곡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기타는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조바심 갖지 마시고, 차근차근 순리에 따라 배워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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